대법원의 이상한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판결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4-12일자 기사 ‘대법원의 이상한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판결‘을 퍼왔습니다.

벌써 잊은 사람도 있겠지만, 작년(2012년) 4.11총선 당시 강남구에서는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이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와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가 대결했던 강남을에서는 총 투표함 55개 중 17개가 투표함이 봉인되지 않거나 훼손된 사례가 발견돼 한때 개표 중단 요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문제가 있던 투표함 중 21개는 민주통합당의 증거보전 신청으로 서울 서초동법원청사 내 보관실에 밀봉 보관됐고, 민주당은 선거결과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대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은 4월 11일 민주당이 서울강남구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국회의원 선거 무효를 주장한 민주통합당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기각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고가 이상이 있다고 주장한 21개 투표함 중 20개는 투표지를 교체하거나 허위투표지를 투입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나머지 1개 투표함에는 투표지 교체나 허위 투표지 투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나, 이 투표함의 결과가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은 21개중 20개는 부정개입의 가능성이 없지만 1개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1개 투표함이 7만3,346표를 얻은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와 4만8,419를 얻은 정동영 후보간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투표함을 관리했던 선관위에 대한 처벌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선관위는 자체적으로 담당 직원을 징계한 적은 있다)
 

‘부정선거 의혹을 받았던 선관위의 계속된 실수 (?)’

4.11총선은 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승리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야당 지지자들은 아파했고, 혹시나 하는 선거의 문제점을 파헤치기도 했습니다. 특히 투표를 집행하는 기관이었던 선관위는 잦은 실수(?)를 벌여 유권자들로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19대 총선 전날이었던 4월 10일 선관위는 10.26재보궐 선거 디도스 공격처럼 다시 디도스 공격을 받아 투표소 찾기 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으며, 투표함과 투표용지가 쓰레기장에서 발견되기도 했고, 부재자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폐기되는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 선거 문제점에 대해 선관위는 언제나 ‘업무 처리 미숙으로 인한 실수’라는 변명을 했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선거만을 위해 운영되는 선관위가 이런저런 실수를 매번 반복하는 모습을 보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자꾸 선관위에 대한 신뢰성을 잃게 합니다.

 

▲ 3.15부정선거의 사례들

이승만 정권은 개표소의 전기를 꺼 버리고 미리 준비해놓은 부정투표 용지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의 ‘올빼미 투표’와 야당표에 인주를 묻히거나 잉크를 붓는 수법으로 무효표를 만드는 ‘피아노 투표’ 등 세계 부정선거 역사에 길이 남을 부정선거를 저질렀습니다. 

시대가 바뀌어 이런 부정선거는 사라졌지만, 선관위의 ‘투표소 찾기 마비’나 ‘투표소 대거 변경’ 등의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수법의 부정선거가 아니냐는 의혹을 선관위는 받고 있습니다.

▲ 선관위는 4.11총선 당시 투표시간을 잘못 표기하는 실수(?)를 했다. 출처: CBS뉴스

대한민국의 선관위가 이런 엄청난 일을 조직적으로 벌였다고는 믿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왜 작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고 부정선거 의혹을 선관위 스스로 자꾸 만드느냐는 점입니다. 

실수는 분명히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실수를 반복하면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잦은 실수가 의도적이 아니었다는 국민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관위에 대한 감사 내지는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민주주의 제도의 훼손을 무시한 대한민국 대법원’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어떤 목적을 가지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두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만약 국회의원 선거 자체의 무효를 주장하면 이상한 판결이 되고, 단순히 당락만을 따지면 맞는 판결이 됩니다. 투표함 1개에 아무리 많아도 몇만 개는 절대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나온 증거로는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맞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증거주의입니다. 아무리 자기 생각이 그럴 것이다고 해도 증거가 없으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증거가 몇 개가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투표가 훼손됐다는 점을 본다면 비록 1개의 투표함이지만 그것 자체가 부정선거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 2012년 4월 11일 강남을선거구 개표작업 도중 미봉인투표함이 발견 개표가 중지돼 선관위 측이 투표함을 확인하고 있다. 출처: 뉴스1

선거 무효를 통해 정동영 후보가 김종훈 후보가 받은 금배지를 내놓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강남을선거구 개표 현장에서는 문제가 된 투표함이 발견됐을 때 충분히 조사하지 않고 개표가 강행됐습니다. 이는 제도의 문제점을 그냥 밀고 나갔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미봉인 투표함이 발견됐을 당시, 개표를 중단하고 모든 투표함을 수거 밀봉한 뒤 정확히 부정선거 의혹을 훼손하고 난 뒤에 김종훈 후보의 당선을 결정했어도 됐습니다. 그러나 일단 개표를 강행하고, 문제가 된 투표함 (이미 개봉된 상태)을 나중에 확인하는 모습은 범죄 현장에서 증거물이 모두 훼손된 상황에서 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고 펼치기 때문에 서로 합의된 제도를 지키는 일이 중요합니다. 합의된 제도를 지키는 일은 법에 명시된 규정을 함께 지키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독재자가 법과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하는 행동과는 분명 구별되어야 합니다. 

 

▲ 1987년 12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시위했던 구로구청의 모습 (상)중앙선관위에 보관중인 당시 부재자투표함(하) 출처: 중앙선관위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일이었던 1987년 12월 16일 구로구청에서는 부정투표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군중들이 부재자투표함을 놓고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투표함은 44시간만에 회수됐으나 당시 투표함은 개표되지 못하고 아직도 중앙선관위 문서고에 보관중입니다.

당시 민정당 노태우 후보와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와의 격차는 2백여만표에 가까워 4천여표가 있는 부재자투표함이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1992년 이지문 중위의 폭로로 밝혀진 군부재자 투표의 부정의혹처럼 부재자 투표에 대한 선거부정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습니다.

 

민주주의 훼손은 갖춰진 제도 모두가 망가질 때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작은 일 하나에도 제도의 훼손을 막고 투명하게 법을 집행할 때만 이루어집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이런 민주주의 제도 훼손에 대한 판단이나 비록 1개의 투표함이지만 그 투표함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아이엠피터’가 원하는 것은 이런 일로 야당 후보가 다시 금배지를 다는 일이 아니라, 민주주의 제도를 훼손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남을 투표함 미봉인 사건을 언론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철저히 묻혔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나온 ‘1개의 투표함이 투표지 교체나 허위투표지 투입 가능성’이라는 부분도 일개 블로거나 다루지 언론은 취급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척도는 민주주의의 꽃 선거’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의 꽃이라도 그 꽃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대한민국 정부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한 송이 꽃이라고 무시하는 대법원 판결을 보면서 과연 민주주의의 꽃이 제대로 피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원문보기 :  impeter.tistory.com/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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