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비난받던 ‘시사탱크’ 진행자·PD의 5·18 왜곡 보도 왜?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31일자 기사 ‘‘좌파’ 비난받던 ‘시사탱크’ 진행자·PD의 5·18 왜곡 보도 왜?’를 퍼왔습니다.

[해부②] 극우 확성기 종편보도, 제작진 책임 없나… ‘안보상업주의’와 ‘회사 성향’의 한계

 

5·18 보도를 두고 TV조선과 채널A가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방송에 출연한 게스트뿐만 아니라 제작진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5·18 단체들과 언론계, 민주당이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소송과 허가 취소를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시사토크쇼라는 형식을 빌려 게스트의 말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극우 인사들을 게스트로 불러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이나 자극적인 종북좌파 비판을 보도하는 데에는 제작진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극우 인사들을 초대한 제작진, 그들에게서 자극적인 말을 이끌어내는 진행자도 모두 극우인걸까. 5·18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했던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제작진과 진행자의 이력을 보면 극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시사탱크) 진행자 장성민씨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평민당 김대중 대통령후보 중앙선거 대책본부 총무비서, 신민당 김대중 총재 비서, 아태평화재단 김대중 이사장 공보비서, 김대중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등을 거쳐 국민의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남 지방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아 활동하던 인물이다.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되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대북 햇볕정책을 기획하기도 했다.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홈페이지 캡처.

 

 

이런 이유 때문에 5.18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한 (시사탱크) 방송이 나가자 인터넷 상에서 장성민씨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 때 김대중 비서, 참모, 청와대 상황실장 이었던 장성민은 도대체 종편에서 뭐 하는 거냐. 수십 년 동안 광주라는 말을 자기 훈장인 듯 달고 다녔으면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엄중하게 다그치거나 마이크 빼고 나왔어야지.”(@okRmx) “TV조선이 ‘5·18은 북한군 개입한 무장폭동’이란 출연자 주장을 그대로 내보냈고 진행자는 사실상 동조했다. 진행자 장성민. DJ정부 때 누릴 대로 누린, 광주의 피를 거름 삼아 호의호식했던 자가 광주를 욕보였다.”(@nodolbal) 

 

(시사탱크)의 책임 피디를 맡고 있는 오동선 PD도 ‘극우’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오 PD는 장성민씨와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을 진행하며 극우세력으로부터 ‘좌파’라는 비난을 받았다. 2011년 오 PD가 담당하는 (열린 세상 오늘)이 천안함 의혹과 관련해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평화방송을 좌파 매체로 규정했고, 오 PD는 조선일보 보도가 무책임하며 색깔 씌우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동선 PD의 (시사탱크)가 극우 세력의 강한 비토를 받은 적도 있다. 문제는 2012년 9월 7일 방송된 (시사탱크)‘추적, 남한 종북 계보’ 편이었다. 진행자 장성민은 김성욱 자유연합대표와 토론하면서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연방제는 아무런 문제(위험)가 없다”, “남북교류협력으로 인하여, 북한 주민들이 변해 탈북자가 많이 생겼다” 등의 발언을 했고, 북한에 300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김 대표의 말에 팩트가 아니라며 증거를 대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일까지 벌어졌고 방송 후 게시판에는 시사탱크 제작진과 장성민씨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우익단체 세이지코리아는 성명을 통해 “조선일보 사실보도와 정론 역사에 심각한 오점을 남기게 된 장성민 진행자의 입장 표명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전국논객연합 역시 “김정일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종북주의 반국가적 망발을 일삼았다”며 “장성민씨는 전 민주당 의원이었으며, 현재 김대중 재단의 이사로 있는 인물이다. 대북 퍼주기 종북 정책을 실행하던 주인공인 것이다. 이런 인물에게 TV조선의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누리꾼들은 조갑제닷컴, 시스템클럽 등 극우 사이트와 TV조선 게시판에 “제작진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국민TV 김용민 PD는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오 PD는 보수세력이 좌파라 규정했고, 오마이뉴스 등 진보언론에도 글을 자주 썼던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람이 일반 보수들도 이야기하기 힘든 518 왜곡보도의 책임 피디 역할을 했을 거라곤 상상하기 힘들다”며 “그것도 민주당 출신에 국민의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씨와 함께 이런 왜곡에 가담했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극우색채와는 거리가 멀었던 장성민, 오동선 PD가 왜 보수우익 내에서도 인정받기 힘든 5·18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보도한 것일까.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이에 대해 “아무래도 프로그램에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나 전체적인 제작방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특별한 문제의식이 없는 한 진행자는 정해진 방침대로 따라가면서 패널의 발언을 유도해내곤 한다”고 말했다. 

 

 

▲ 우익사이트 일베에는 종종 장성민이 산업화되었는지 (‘진정한 애국보수우익’으로 탈바꿈했는지) 아닌지 논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민언련 이희완 사무처장은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그 분들의 심리는 알 수 없지만 종편의 시청률이 떨어지는 와중에 노이즈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라며 “안보상업주의에 젖어 그런 방송을 했다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인들이 동의하지 않는데 본인 이름을 걸고 방송이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제작진과 진행자에게 분명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민 PD 역시 “김성욱과 장성민의 논쟁이 방송되면서 이념성 시비에 시달리자 탈색을 하려고 했거나 시청률을 높이고 노이즈마케팅을 하려고 그런 것 같다”며 “이런 방송 내용을 보고받고도 제재하지 않았으면 타락한 거다. 언론인으로서 자괴감을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오동선 PD와 장성민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모두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홈페이지 화면 캡처. ©TV조선

 

 

 

조윤호 기자 |ssain@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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